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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기술 · 원문 직역

《지혜의 기술》 직역판 5권

원제: Oráculo Manual y Arte de Prudencia (1647) · 영역본: Joseph Jacobs (1892, 퍼블릭 도메인)


200

무언가 바랄 것을 남겨두라

그리하여 지나친 행복으로 오히려 불행해지지 않도록. 몸은 숨 쉬어야 하고 영혼은 열망해야 한다. 모든 것을 가진다면 모든 것이 환멸과 불만이 될 것이다. 지식에서조차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희망을 자극하기 위해 언제나 알아야 할 무언가가 남아 있어야 한다. 행복의 과식은 치명적이다. 도움을 줄 때 완전히 만족시키지 않는 것은 하나의 처세술이다. 바랄 것이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면 모든 것이 두려움이 되니, 이는 불행한 행복의 상태다. 욕망이 죽을 때 두려움이 태어난다.

201

나머지 절반과 함께 어리석어 보이는 이는 모두 어리석다

어리석음은 세상과 함께 생겨났으며, 지혜라는 것이 있다 해도 그것은 신의 지혜에 견주면 어리석음일 뿐이다. 그러나 가장 큰 바보는 자신은 그렇지 않고 다른 모든 이가 그렇다고 여기는 자다. 지혜롭기 위해서는 지혜로워 보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니, 무엇보다 스스로에게 그러해서는 안 된다. 자신이 안다고 여기지 않는 자가 아는 자이며, 남들도 본다는 것을 보지 못하는 자는 보지 못하는 자다. 비록 온 세상이 어리석은 자들로 가득할지라도, 스스로를 그렇다고 여기는 이는, 심지어 그 사실을 의심하는 이조차 아무도 없다.

202

말과 행동이 완전한 사람을 만든다

사람은 잘 말하고 명예롭게 행동해야 한다. 전자는 머리의 탁월함이고 후자는 마음의 탁월함이며, 둘 다 영혼의 고귀함에서 나온다. 말은 행동의 그림자다. 전자는 여성적이고 후자는 남성적이다. 명성을 전하는 것보다 명성을 얻는 것이 더 중요하다. 말은 쉽고 행동은 어렵다. 행동은 삶의 알맹이요, 말은 그 장식이다. 뛰어난 행위는 오래가지만 인상적인 말은 사라진다. 행동은 생각의 열매이니, 생각이 지혜롭다면 행동은 효과적이다.

203

그대 시대의 위인들을 알라

그들은 많지 않다. 온 세상에 불사조는 하나요, 위대한 장군도 하나, 완벽한 웅변가도 하나, 참된 철학자도 한 세기에 하나요, 진정으로 걸출한 왕은 여러 세기에 하나다. 평범함은 그 값어치가 없는 만큼 수도 많다. 걸출한 위대함은 모든 면에서 드무니, 그것은 완전한 완벽함을 요구하며, 종(種)이 높을수록 그 최고 지위에 이르기는 더 어렵기 때문이다. 카이사르와 알렉산드로스처럼 "위대함"이라는 칭호를 주장한 이는 많았지만 헛되었으니, 위대한 업적 없이는 그 칭호는 그저 한 줄기 바람일 뿐이다. 세네카 같은 이는 드물었고, 명성은 오직 한 명의 아펠레스만을 기록한다.

204

쉬운 일은 어려운 듯이, 어려운 일은 쉬운 듯이 시도하라

전자는 자신감이 잠들지 않도록, 후자는 그것이 낙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어떤 일이 이루어지지 않게 하려면 그것이 이미 이루어졌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반면 인내심 있는 근면은 불가능한 것도 정복한다. 큰 사업은 곱씹지 말아야 하니, 그 어려움이 눈에 보이면 절망을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205

경멸의 패를 쓸 줄 알라

원하는 것을 얻는 영리한 방법은 그것을 하찮게 여기는 척하는 것이다. 대개 구할 때는 얻지 못하다가 구하지 않을 때 손에 들어온다. 세속의 모든 것은 영원한 것들의 그림자에 지나지 않으므로, 그림자와 이 성질을 공유한다. 즉 쫓는 자에게서는 달아나고 달아나는 자는 따라온다. 게다가 경멸은 가장 교묘한 형태의 복수다. 지혜로운 이들에게는 결코 펜으로 자신을 변호하지 않는다는 확고한 규칙이 있다. 그런 변호는 언제나 얼룩을 남기며, 상대의 잘못을 벌하기보다 오히려 그를 영예롭게 만들기 때문이다. 위인의 반대자로 나섬으로써 우회로로 악명을 얻는 것은 하찮은 자들의 술책이니, 이는 공덕이라는 곧은길로는 결코 얻지 못했을 명성이다. 그들의 걸출한 반대자가 그들에게 주목하지 않았더라면 우리가 들어보지 못했을 이들이 많다. 망각만 한 복수는 없으니, 그로써 그들은 자신의 무가치함의 먼지 속에 묻힌다. 대담무쌍한 자들은 세상과 시대의 불가사의 중 하나에 불을 지름으로써 영원한 명성을 얻고자 한다. 추문을 나무라는 기예는 그것을 알아채지 못한 척하는 것이다. 그것에 맞서 싸우면 우리 자신의 입지를 해치니, 설령 신뢰를 얻더라도 그것은 불신을 낳고 상대에게 만족의 근원이 된다. 얼룩의 이 그림자가 우리 명성의 광채를 완전히 죽이지는 못할지라도 흐리게 하기 때문이다.

206

속된 천성은 어디에나 있음을 알라

코린토스 자체에서도, 가장 고귀한 가문에서조차 그러하다. 누구나 자기 집 안에서 이를 시험해볼 수 있다. 그러나 속됨에 대한 속된 반발이라는 것도 있으니, 이는 더 나쁘다. 이 특별한 종류는 깨진 유리 조각처럼 흔한 종류의 모든 특성을 공유하지만, 훨씬 더 해롭다. 그것은 어리석은 말을 하고, 무례하게 비난하며, 무지의 제자요, 어리석음의 후원자요, 추문의 대가다. 그것이 하는 말도, 하물며 그것이 생각하는 것도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속됨을 피하려면 그것을 아는 것이 중요하니, 주관적인 것이든 객관적인 것이든 그러하다. 모든 어리석음은 속됨이며, 속된 무리는 어리석은 자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207

절제하라

불운의 가능성을 헤아려야 한다. 격정의 충동은 신중함을 미끄러지게 하며 파멸의 위험이 있다. 분노나 쾌락의 한순간이 여러 시간의 평온함보다 그대를 더 멀리 데려갈 수 있으며, 흔히 짧은 일탈 하나가 인생 전체를 수치스럽게 만들 수 있다. 남의 영리함은 그런 유혹의 순간을 이용해 마음의 깊숙한 곳을 캐내니, 최고의 신중함마저 시험하는 그런 급소를 이용한다. 절제는 특히 갑작스러운 위기 속에서 이에 맞서는 대응책이 된다. 격정이 이빨로 재갈을 물어뜯지 못하게 막으려면 많은 생각이 필요하며, 말 위에서도 지혜로운 자는 두 배로 지혜롭다. 위험을 아는 자는 조심스럽게 자신의 여정을 계속할 수 있다. 던지는 이에게는 가벼워 보이는 말도 그것을 듣고 곱씹는 이에게는 큰 의미를 지닐 수 있다.

208

어리석은 자의 병으로 죽지 말라

지혜로운 이는 대개 이성을 잃은 뒤에 죽고, 어리석은 자는 이성을 찾기도 전에 죽는다. 어리석은 자의 병으로 죽는다는 것은 지나친 생각으로 죽는다는 것이다. 어떤 이는 너무 많이 생각하고 느껴서 죽고, 다른 이는 생각하지도 느끼지도 않기에 산다. 후자는 슬픔으로 죽지 않기에 어리석고, 전자는 슬픔으로 죽기에 어리석다. 어리석은 자는 지나친 앎으로 죽는 자다. 그리하여 어떤 이는 너무 많이 알기에 죽고, 다른 이는 충분히 알지 못하기에 죽는다. 그러나 많은 이가 어리석은 자처럼 죽지만, 어리석은 자로 죽는 이는 드물다.

209

흔한 어리석음에서 그대 자신을 지키라

이는 특별한 처세술이다. 그것들이 특별한 힘을 지니는 것은 그것이 보편적이기 때문이니, 어떤 개별적인 어리석음에는 휩쓸리지 않을 많은 이들도 그 보편적인 결함은 피하지 못한다. 이런 것들 가운데는 누구나 자신의 운명이 아무리 크더라도 그것에 만족하고, 자신의 지성이 아무리 초라하더라도 그것에는 불만족한다는 흔한 편견이 있다. 또한 저마다 자신의 처지에 불만족하여 남의 처지를 부러워한다는 것, 나아가 오늘날의 사람들이 어제의 것을 칭송하고, 이곳의 사람들이 저곳의 것을 칭송한다는 것도 있다. 지나간 모든 것은 최선으로 보이고 먼 모든 것은 더 값지게 여겨진다. 모든 것에 웃는 자도 모든 것에 우는 자만큼이나 큰 바보다.

210

진실의 패를 쓸 줄 알라

그것은 위험하지만, 선한 사람은 그것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여기에는 큰 솜씨가 필요하다. 영혼을 다스리는 가장 노련한 의사들은 진실이라는 약을 달콤하게 만드는 방법에 큰 주의를 기울인다. 그것이 환상을 깨뜨리는 일과 관련될 때 그것은 씁쓸함의 정수이기 때문이다. 유쾌한 태도는 여기서 솜씨를 발휘할 기회를 얻는다. 같은 진실로도 한 사람은 기쁘게 하고 다른 사람은 쓰러뜨릴 수 있다. 오늘의 일은 마치 오래전에 지나간 일처럼 다루어야 한다. 이해할 수 있는 이들에게는 한마디로 충분하며, 그것으로 부족하다면 침묵해야 할 경우다. 군주는 쓴 물약으로 치료해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그들에게는 환멸의 알약에 금박을 입히는 것이 바람직하다.

211

하늘에서는 모든 것이 축복이고

지옥에서는 모든 것이 고통이다. 그 둘 사이에 있는 지상에서는 하나와 다른 하나가 함께 있다. 우리는 그 두 극단 사이에 서 있기에 둘 다를 나눈다. 운명은 다양하니, 모든 것이 행운도 모든 것이 불운도 아니다. 이 세상은 그저 영(零)일 뿐이니, 그 자체로는 아무 값어치가 없지만 하늘을 그 앞에 두면 큰 의미를 지닌다. 오르내림에 초연한 것이 지혜롭고, 지혜로운 이에게는 새로운 것이 없다. 우리의 삶은 나아갈수록 희극처럼 복잡해지지만 그 복잡함은 점차 풀려간다. 막이 좋은 결말로 내려오도록 하라.

212

그대의 기예의 마지막 손질을 그대만 알게 하라

이는 제자를 가르치는 데 있어 이 미묘함을 자랑스러워하는 위대한 스승들의 격언이다. 사람은 언제나 우위를, 스승됨을 유지해야 한다. 기예는 기예롭게 가르쳐야 한다. 지식의 원천도 베풂의 원천도 굳이 밝힐 필요는 없다. 이로써 사람은 남의 존경과 의존을 지킨다. 즐겁게 하고 가르칠 때는 이 규칙을 지켜야 한다. 기대를 살아있게 하고 완벽함을 향해 나아가라. 여지를 남겨두는 것은 삶과 성공을 위한 큰 규칙이니, 특히 높은 자리에 있는 이들에게 더욱 그러하다.

213

반박할 줄 알라

사물을 알아내는 주된 방법이다—자신은 곤혹스러워하지 않으면서 남을 곤혹스럽게 하는 것. 참된 급소를 찌르는 것으로, 그것은 격정을 작동시킨다. 미적지근한 불신은 비밀에 대해 구토제처럼 작용한다. 그것은 잠긴 가슴의 열쇠이며, 큰 교묘함으로 마음과 의지를 이중으로 시험한다. 남의 비밀스러운 말을 교활하게 깎아내리는 것은 가장 깊은 비밀의 냄새를 맡아낸다. 어떤 달콤한 미끼가 그것들을 입 안으로 끌어들여 결국 혀에서 흘러나와 노련한 기만의 그물에 걸린다. 그대의 주의를 아낌으로써 상대는 덜 주의하게 되고, 그렇지 않으면 헤아릴 수 없었을 마음속 생각을 드러내게 된다. 가장된 의심은 호기심이 알고자 하는 것을 알아내기 위해 쓸 수 있는 가장 교묘한 자물쇠 따개다. 또한 배움에서도 스승에게 반박하는 것은 제자의 교묘한 계책이니, 스승은 그로 인해 진실을 더 철저하고 더 힘있게 설명하려 애쓰게 되어, 적절한 반박이 완전한 가르침을 낳는다.

214

하나의 실수를 둘로 만들지 말라

하나를 바로잡으려다 다른 네 가지를 저지르거나, 하나의 무례함을 또 다른 것으로 변명하는 일은 매우 흔하다. 어리석음은 거짓말의 일족과 관계있거나 동일하니, 둘 다 하나를 지탱하는 데 여럿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나쁜 상황에서 최악은 그것과 싸워야 한다는 것이며, 그 악 자체보다 더 나쁜 것은 그것을 감출 수 없다는 것이다. 하나의 결점이라는 연금은 다른 많은 결점을 부양하는 데 쓰인다. 지혜로운 사람은 한 번은 실족할 수 있어도 결코 두 번은 그러지 않으며, 그것도 오직 뛰고 있을 때뿐이지 서 있을 때는 아니다.

215

재고 후에 행동하는 자를 경계하라

상대를 공격하기 전에 경계를 늦추게 하는 것은 사업가들의 수법이니, 이로써 패배함으로써 정복한다. 그들은 자신의 욕망을 이루기 위해 그것을 숨긴다. 그들은 마지막 순간의 힘찬 도약으로 첫째가 되기 위해 스스로를 둘째로 낮춘다. 눈치채이지 않는 한 이 방법은 좀처럼 실패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의도가 이토록 깨어 있을 때는 주의도 결코 잠들어서는 안 된다. 만약 상대가 자신의 계획을 숨기려 스스로를 둘째로 낮춘다면, 그대는 그것을 알아채기 위해 스스로를 첫째로 삼으라. 신중함은 그런 사람이 쓰는 술책을 분간할 수 있으며, 그가 목적을 이루기 위해 내세우는 구실을 알아챈다. 그는 하나를 겨냥하여 다른 것을 얻으려 하다가, 이내 재빨리 돌아서서 자신의 진짜 표적을 정확히 겨눈다. 그대가 그에게 무엇을 허락하는지 아는 것이 좋으며, 때로는 그대가 그것을 알고 있음을 그에게 알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16

표현력을 지녀라

이는 그대 생각의 명료함뿐 아니라 생기에도 달려 있다. 어떤 이들은 잉태는 쉽지만 산고는 힘드니, 명료함 없이는 정신의 자식인 생각과 판단이 세상에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많은 이가 입구는 크고 출구는 작은 그릇 같은 역량을 지니고 있다. 반면 생각보다 더 많이 말하는 이들도 있다. 의지를 위한 결단력, 생각을 위한 표현력—이 둘은 큰 재능이다. 그럴듯한 정신은 갈채를 받지만, 혼란스러운 정신도 흔히 이해되지 않는다는 바로 그 이유로 존경받는다. 때로 저속함을 피하고자 한다면 모호함이 편리할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이 하는 말에 뚜렷한 생각을 연결짓지 못하는 이를 청중이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는가?

217

영원한 사랑도 영원한 미움도 없게 하라

오늘의 벗을 내일은 최악의 적이 될지도 모른다는 듯이 신뢰하라.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나니, 그대의 조심성 속에서도 그러하게 하라. 우정에서 떠난 배신자가 그것으로 전쟁을 벌일 무기를 그의 손에 쥐여주지 말라. 반면 적에게는 화해의 문을 열어두라. 그것이 또한 관용의 문이라면 더욱 안전하다. 오래전의 복수는 때로 오늘의 고통이 되며, 우리가 저지른 악에 대한 기쁨은 슬픔으로 바뀐다.

218

결코 고집이 아니라 앎에서 행동하라

모든 고집은 정신의 혹, 결코 옳은 일을 한 적 없는 격정의 손자다. 모든 것을 전쟁으로 만드는 이들, 참으로 교제의 산적 같은 자들이 있다. 그들이 손대는 모든 것은 승리로 끝나야 하니, 그들은 평화 속에서 살아가는 법을 모른다. 그런 사람들이 다스리고 통치할 때는 치명적이니, 그들은 통치를 반란으로 만들고 마땅히 자식처럼 여겨야 할 이들을 적으로 만든다. 그들은 모든 것을 술수로 이루려 하며 그것을 자신의 솜씨의 결실로 여긴다. 그러나 남들이 그들의 삐뚤어진 기질을 알아채면 모두가 그들에게 반기를 들고 그들의 허황된 계획을 뒤엎는 법을 배우게 되며, 그들은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채 오직 고난의 더미만을 쌓게 되니, 모든 것이 그들의 실망을 더할 뿐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머리가 돌았고 마음이 상했다. 그런 괴물들에게는 도망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그들의 그 역겨운 천성보다는 야만이 견디기 쉬운 대척지까지라도 도망쳐야 한다.

219

위선자로 통하지 말라

비록 오늘날 그런 사람들이 없어서는 안 될지라도. 교활하다기보다 신중하다고 여겨지라. 처신의 진실됨은 모두를 기쁘게 하지만, 모두가 자신의 일에서 그것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진실됨이 단순함으로 타락해서도, 명민함이 교활함으로 타락해서도 안 된다. 교활하다고 두려움을 사기보다 지혜롭다고 존경받으라. 마음이 열린 이들은 사랑받지만 속는다. 위대한 기예는 기만으로 여겨질 만한 것을 드러내는 데 있다. 황금시대에는 순박함이 번성했고, 이 철의 시대에는 교활함이 번성한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아는 사람이라는 평판은 명예롭고 신뢰를 불러일으키지만, 위선자로 여겨지는 것은 기만적이며 불신을 불러일으킨다.

220

사자 가죽을 입을 수 없다면 여우 가죽을 써라

시대를 따르는 것이 곧 시대를 이끄는 것이다. 원하는 것을 얻는 자는 결코 명성을 잃지 않는다. 힘이 통하지 않을 때는 영리함을. 어떤 방법으로든, 용맹이라는 큰길이든 교활함이라는 샛길이든. 솜씨는 힘보다 더 많은 것을 이루었고, 노련함은 흔히 용기가 그러한 것보다 더 자주 승리했다. 어떤 것을 얻을 수 없다면 그때가 바로 그것을 경멸할 때다.

221

자신이나 남을 곤경에 빠뜨릴 기회를 붙잡지 말라

어떤 이들은 자신에게든 남에게든 좋은 예절의 걸림돌이니, 그들은 언제나 어떤 어리석음을 저지르기 직전이다. 그들을 만나기는 쉽지만 헤어지기는 불편하다. 하루에 백 번의 성가심도 그들에게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들의 기분은 언제나 결이 어긋나니, 모든 것과 모든 이에 반대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판단의 모자를 거꾸로 쓰고 모든 것을 단죄한다. 그러나 남의 인내와 신중함에 대한 가장 큰 시험은 바로 아무 도움도 되지 않으면서 모두를 나쁘게 말하는 이런 자들이다. 무례라는 넓은 영역에는 많은 괴물이 있다.

222

신중함은 절제로 증명된다

혀는 야수와 같아 한번 풀어놓으면 다시 묶기 어렵다. 그것은 영혼의 맥박이니, 지혜로운 이들은 이로써 그 건강을 판단한다. 세심한 관찰자는 이 맥박으로 마음의 모든 움직임을 느낀다. 최악은 가장 절제해야 할 자가 가장 절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현자는 근심과 곤혹에서 스스로를 지키며, 자신에 대한 지배력을 보여준다. 그는 신중하게 자신의 길을 가니, 공정함에서는 야누스요 경계에서는 아르고스다. 참으로 모무스는 가슴에 창문을 내는 것보다 손에 눈을 다는 편이 나았을 것이다.

223

기이하게 굴지 말라

가식에서든 부주의에서든. 많은 이가 기이한 행동으로 이어지는 어떤 두드러지고 개성적인 자질을 지니고 있다. 이는 뛰어난 차이라기보다는 결함이다. 어떤 이들이 특정한 추함으로 알려지듯, 이런 이들은 외적인 행동에서의 무언가 거슬리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런 기벽은 그저 그 끔찍한 특이함을 통해 일종의 상표로 작용할 뿐이니, 조롱이나 악의를 불러일으킨다.

224

사물을 결을 거슬러 받아들이지 말라

아무리 그것이 다가온다 해도. 모든 것에는 매끄러운 면과 거친 면이 있으며, 최고의 무기도 칼날 쪽을 잡으면 상처를 입히지만 적의 창도 자루 쪽을 잡으면 우리의 최선의 방어가 될 수 있다. 많은 것이 그 이점을 고려한다면 기쁨을 줄 것을 고통으로 여기게 한다. 모든 것에는 유리한 면과 불리한 면이 있으니, 영리함은 유리한 면을 찾아내는 데 있다. 같은 것도 다른 빛 아래서는 사뭇 달라 보인다. 그러므로 그것을 가장 좋은 면에서 바라보고 선을 악과 바꾸지 말라. 이렇게 하여 많은 이가 모든 것에서 기쁨을 찾고, 많은 이가 슬픔을 찾는 일이 벌어진다. 이 성찰은 운명의 찌푸림에 맞선 큰 방어책이며, 모든 시대 모든 상황에 걸친 무게 있는 삶의 규칙이다.

225

그대의 가장 큰 결점을 알라

자신의 가장 두드러진 장점에 맞서는 평형추를 자기 안에 지니지 않은 이는 없다. 이것이 욕망으로 길러지면 폭군으로 자랄 수 있다. 신중함을 동맹 삼아 그것에 맞서 전쟁을 시작하라. 첫째로 할 일은 공개 선언이다. 일단 알려진 악은 곧 정복되기 때문이다. 특히 그 고통을 겪는 이가 그것을 구경꾼들과 같은 시선으로 바라볼 때 더욱 그렇다. 자신을 다스리려면 자신을 알아야 한다. 가장 큰 결함이 항복하면 나머지도 끝날 것이다.

226

은혜를 베풀기를 마음에 새기라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의 본모습이 아니라 은혜를 입은 대로 말하고 행동한다. 나쁜 것을 남에게 설득하기는 누구에게나 쉬우니, 나쁜 것은 때로 믿기 어려울 때조차 쉽게 믿어지기 때문이다. 우리가 가진 최선의 것은 남의 평가에 달려 있다. 어떤 이들은 자기편에 정당함이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하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하다. 정당함은 열의로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람에게 은혜를 베푸는 데는 흔히 값이 적게 들면서도 큰 도움이 된다. 말로써 행동을 살 수 있다. 이 세상이라는 커다란 저택에는 일 년 중 어느 하루쯤은 필요하지 않을 만큼 숨겨진 방이 없으니, 그때가 되면 아무리 값어치가 적더라도 그것이 없음을 아쉬워하게 될 것이다. 누구나 자신의 감정에 따라 어떤 주제에 대해 말한다.

227

첫인상의 노예가 되지 말라

어떤 이들은 처음 듣는 이야기와 결혼해버리니, 다른 모든 것은 그들과 첩으로서만 살아야 한다. 그러나 거짓말은 발이 빠르니, 그들 곁에서 진실은 머물 곳을 찾지 못한다. 우리는 첫 번째 대상으로 우리의 뜻을, 첫 번째 명제로 우리의 정신을 만족시켜서는 안 되니, 그것은 피상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많은 이가 처음 담긴 액체의 냄새를 간직하는 새 통과 같으니, 그것이 좋든 나쁘든 그러하다. 이런 피상성이 알려지면 치명적이 되니, 그것은 교묘한 해악에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악한 마음을 지닌 이들은 잘 믿는 이의 마음에 서둘러 색을 입힌다. 그러므로 언제나 두 번째로 들을 여지를 남겨두라. 알렉산드로스는 언제나 한쪽 귀를 다른 편의 말을 위해 남겨두었다. 소식의 두 번째, 심지어 세 번째 판본을 기다리라. 그대의 인상의 노예가 되는 것은 역량의 부족을 증명하는 것이며, 그것은 그대의 격정의 노예가 되는 것과 그리 멀지 않다.

228

험담꾼이 되지 말라

더구나 그렇게 여겨지지도 말라. 그것은 중상모략가로 여겨지는 것을 뜻한다. 남을 희생시켜 재치를 부리지 말라. 그것은 쉽지만 밉살스럽다. 모든 사람은 그런 자에게 나쁘게 말함으로써 복수한다. 그들은 많고 그는 하나뿐이니, 그가 그들을 설득하기보다 그들에게 압도당하기가 더 쉽다. 악은 결코 우리의 즐거움이 되어서는 안 되며, 따라서 결코 우리의 화제가 되어서도 안 된다. 남을 헐뜯는 자는 언제나 미움받으며, 이따금 위인이 그와 어울린다면 이는 그의 조롱을 즐겨서가 아니라 그의 통찰을 존중해서다. 나쁘게 말하는 자는 언제나 더 나쁜 말을 듣게 될 것이다.

229

그대의 삶을 지혜롭게 계획하라

우연에 맡기지 말고 신중함과 선견으로. 즐거움이 없다면 삶은 여관 없는 긴 여행처럼 지루하다. 다양한 지식은 다양한 즐거움을 준다. 고귀한 삶의 첫날은 죽은 이들과 대화하며 보내야 한다. 우리는 알기 위해, 그리고 우리 자신을 알기 위해 산다. 그러므로 참된 책은 우리를 참된 사람으로 만든다. 둘째 날은 산 이들과 함께 보내야 하니, 세상의 모든 좋은 것을 보고 알아채는 것이다. 모든 것이 한 나라에서 발견되지는 않는다. 만유의 아버지는 그분의 선물을 나누어주셨고, 때로는 가장 추한 것에 가장 값진 지참금을 주셨다. 셋째 날은 온전히 자기 자신을 위한 날이다. 마지막 행복은 철학자가 되는 것이다.

230

때맞추어 눈을 뜨라

보는 이 모두가 눈을 뜨고 있는 것은 아니며, 바라보는 이 모두가 보는 것도 아니다. 너무 늦게 사물을 깨닫는 것은 도움보다 근심이 된다. 어떤 이들은 더 이상 볼 것이 없을 때에야 비로소 보기 시작한다. 그들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자신의 집이 귀 위로 무너지게 만든다. 의지력이 없는 이에게 분별을 주기는 어렵고, 분별이 없는 이에게 활력을 주기는 더욱 어렵다. 그들을 둘러싼 이들은 그들을 눈가리개 술래잡기의 대상으로 삼아 남들의 웃음거리로 만들며, 그들은 귀가 어두워 눈을 떠서 보려 하지 않는다. 그런 무감각을 부추기는 이들, 그것에 자신의 존립이 달려 있는 이들도 흔히 있다. 눈먼 기수를 태운 불행한 말은 결코 윤기 나지 않을 것이다.

231

결코 미완성인 것을 보이지 말라

완성되었을 때만 즐길 수 있다. 모든 시작은 볼품없으며, 이 흉함은 상상 속에 남는다. 어떤 것을 불완전하게 보았던 기억은 그것이 완성되었을 때의 즐거움을 방해한다. 큰 것을 한입에 삼키는 것은 각 부분에 대한 판단을 흐릴 수 있지만 입맛은 만족시킨다. 어떤 것이 완전해지기 전까지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며, 만들어지는 과정에 있는 동안에도 여전히 아무것도 아니다. 가장 맛있는 요리가 준비되는 것을 보는 것은 식욕보다 오히려 혐오를 불러일으킨다. 위대한 스승이라면 누구든 자신의 작품이 아직 태아 상태일 때 남에게 보이지 않도록 조심하라. 그들은 아기가 세상에 나올 준비가 될 때까지 결코 빛을 보게 하지 않는 자연이라는 부인에게서 이 교훈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232

약간의 장사꾼 기질을 지녀라

삶은 온통 사색이어서는 안 되니, 행동도 있어야 한다. 매우 지혜로운 이들이 대개 쉽게 속임을 당하니, 그들은 흔치 않은 일을 알면서도 훨씬 더 필요한 삶의 평범한 일들은 모르기 때문이다. 높은 것들에 대한 관찰은 그들에게 가까운 것들에 쓸 시간을 남기지 않는다. 그들은 모두가 그토록 잘 아는 가장 기본적인 것을 모르기에, 피상적인 대중에게 무지하다고 여겨지거나 생각된다. 그러므로 신중한 이는 자신을 속아 넘어가 웃음거리가 되지 않을 만큼의 장사꾼 기질을 지니도록 조심해야 한다. 삶의 일상적인 흐름에 적응하는 사람이 되라. 그것이 가장 높은 것은 아닐지라도 삶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다. 지식이 실용적이지 않다면 무슨 소용이 있는가. 오늘날에는 사는 법을 아는 것이야말로 참된 지식이다.

233

건네는 한입이 불쾌하지 않게 하라

그렇지 않으면 그것은 즐거움보다 더 큰 불편을 준다. 어떤 이들은 남을 기쁘게 하려다 오히려 불쾌하게 만드니, 취향의 다양함을 헤아리지 않기 때문이다. 한 사람에게는 아첨인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모욕이 되며, 유용해지려다 오히려 무례해질 수 있다. 사람을 불쾌하게 하는 데는 그를 기쁘게 하는 것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드는 경우가 흔하다. 그로써 그대는 선물도 감사도 잃으니, 즐거움을 향하는 나침반을 잃었기 때문이다. 남의 취향을 모르는 자는 그를 기쁘게 하는 법을 모른다. 그리하여 많은 이가 칭찬하려다 모욕을 주고 마땅히 그 벌을 받는다. 다른 이들은 대화로 매료시키고자 하지만 그 수다스러움으로 지루하게 만드는 데 그친다.

234

그의 명예를 담보로 잡지 않는 한 그대의 명예를 남에게 맡기지 말라

침묵이 서로에게 이익이 되고, 폭로가 둘 다에게 위험이 되도록 하라. 명예가 걸린 곳에서는 협력자와 함께 행동해야 하니, 저마다 자신의 명예를 위해 상대의 명예를 조심해야 한다. 결코 그대의 명예를 남에게 맡기지 말라. 그러나 맡겼다면 신중함이 사려 깊음을 넘어서게 하라. 위험을 공유하고 모험을 서로 나누게 하여, 그대의 협력자가 증인으로 돌아설 수 없게 하라.

235

요청하는 법을 알라

어떤 이에게는 이보다 쉬운 것이 없고, 다른 이에게는 이보다 어려운 것이 없다. 결코 거절하지 못하는 이들이 있으니, 그들에게는 어떤 요령도 필요 없다. 그러나 다른 이들은 언제나 첫마디가 "아니오"이니, 그들에게는 큰 기예가 필요하며, 누구에게든 적절한 순간이 필요하다. 몸이나 마음의 식사를 막 마쳐 상쾌해진, 기분 좋은 때를 놓치지 말라. 다만 그들의 영민함이 요청자의 술수를 미리 알아채지 않았다면 말이다. 기쁨의 날은 은혜의 날이니, 기쁨은 내면에서 넘쳐흘러 바깥의 행동으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미 다른 이가 거절당한 뒤에 요청하는 것은 소용없으니, "아니오"에 대한 저항이 방금 극복되었기 때문이다. 슬픔 뒤도 좋은 때가 아니다. 미리 그 사람에게 은혜를 베풀어두는 것이 확실한 방법이다. 다만 그가 인색하지 않다면.

236

나중에 보상이 되어야 할 것을 미리 은혜로 만들라

이는 노련한 처세의 한 수다. 마땅히 받을 만하기 전에 은혜를 베푸는 것은 은혜로운 사람됨의 증거다. 이렇게 미리 베푼 은혜에는 두 가지 큰 이점이 있다. 선물의 신속함이 받는 이를 더욱 강하게 얽어매며, 나중에 베풀었다면 그저 보상에 지나지 않았을 같은 선물이 미리 베풀면 하나의 은혜가 된다. 이는 은혜를 변모시키는 교묘한 수단이니, 윗사람에게 보상을 강요했을 것이 아랫사람에게 그 의무를 다하도록 얽어매는 것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오직 은혜의 감정을 지닌 사람들에게만 적합하니, 낮은 부류의 사람들에게는 미리 지불된 사례가 박차라기보다는 오히려 재갈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237

결코 그대 윗사람의 비밀을 나누지 말라

그대는 배(梨)를 나눌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껍질만 나누게 될 것이다. 많은 이가 심복이 됨으로써 파멸했다. 그들은 포크로 쓰인 빵조각과 같아, 나중에 먹혀버릴 같은 위험을 무릅쓴다. 군주가 비밀을 나누는 것은 은혜가 아니라 그저 자신의 부담을 더는 것일 뿐이다. 많은 이가 자신의 추함을 상기시키는 거울을 깨뜨린다. 우리는 우리를 있는 그대로 본 이들을 다시 보고 싶어 하지 않으며, 우리를 불리한 모습으로 본 이도 우리에게 좋게 보이지 않는다. 아무도 우리에게 지나치게 신세 져서는 안 되니, 특히 위인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다만 그가 우리에게서 받은 은혜가 아니라 우리에게 베푼 은혜 때문이라면 몰라도. 특히 벗에게 맡긴 비밀은 위험하다. 자신의 비밀을 남에게 알리는 자는 스스로 그의 노예가 되는 것이다. 군주에게 이는 오래갈 수 없는 참을 수 없는 처지다. 그는 잃어버린 자유를 되찾고자 할 것이며, 그것을 얻기 위해 옳고 그름을 포함한 모든 것을 뒤엎을 것이다. 그러므로 비밀을 말하지도 듣지도 말라.

238

그대 자신에게 부족한 것을 알라

많은 이가 완벽함의 정점에 오르는 데 없어서는 안 될 무언가가 부족하지 않았더라면 위대한 인물이 되었을 것이다. 어떤 이들에게서 놀라운 점은, 무언가에서 더 나았더라면 훨씬 더 훌륭했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들은 아마도 자신을 충분히 진지하게 여기지 않아 자신의 큰 재능에 걸맞은 대우를 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어떤 이들에게는 온화한 성정이 부족하니, 그들의 주변 사람들은 곧 그 부족함을 절감하게 된다. 특히 그들이 높은 자리에 있을 때는 더욱 그렇다. 어떤 이들에게는 조직하는 능력이, 다른 이들에게는 절제가 부족하다. 이런 모든 경우에 세심한 사람은 습관을 제2의 천성으로 만들 수 있다.

239

시비 걸지 말라

분별 있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필요 이상으로 아는 것은 그대의 무기를 무디게 하니, 지나치게 예리한 끝은 대개 휘거나 부러지기 때문이다. 상식적인 진실이 가장 확실하다. 알되 트집 잡지 않는 것이 좋다. 장황한 논평은 다툼으로 이어진다. 문제의 핵심에서 벗어나지 않는 건전한 분별을 지니는 편이 훨씬 낫다.

240

어리석음을 활용하라

가장 지혜로운 이도 때로 이 패를 쓰며, 지혜롭지 않아 보이는 것이 가장 큰 지혜가 되는 때가 있다. 그대가 지혜롭지 않을 필요는 없고, 그저 지혜롭지 않은 척하면 된다. 어리석은 이들 사이에서 지혜롭고 지혜로운 이들 사이에서 어리석은 것은 별 소용이 없을 것이다. 저마다에게 그의 언어로 말하라. 어리석음을 가장하는 자는 어리석지 않지만, 그것에 시달리는 자는 어리석다. 가장된 어리석음보다 순진한 어리석음이 참된 어리석음이니, 영리함이 이미 그런 경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사랑받으려면 가장 단순한 동물의 가죽을 입어야 한다.

241

놀림은 견디되 놀리지는 말라

전자는 일종의 예의이며, 후자는 곤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놀이에서 으르렁대는 것은 짐승과 같은 데가 있으며, 오히려 더 그렇게 보인다. 대담한 놀림은 즐겁다. 그것을 견디는 것은 힘을 증명한다. 짜증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상대를 짜증나게 만든다. 그냥 내버려두는 것이 최선이니, 맞을지도 모르는 모자를 쓰지 않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가장 심각한 문제도 농담에서 시작된 경우가 많다. 이보다 더 요령과 주의가 필요한 것은 없다. 농담을 시작하기 전에 그대의 농담의 대상이 그것을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 알라.

242

유리함을 끝까지 밀어붙이라

어떤 이들은 시작에 모든 힘을 쏟고는 결코 일을 끝까지 이끌지 못한다. 그들은 궁리는 하지만 실행하지는 않는다. 이런 이들은 미적거리는 정신의 소유자다. 그들은 명성을 얻지 못하니, 끝까지 승부를 이어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단 한 번의 멈춤에서 멈춘다. 이는 어떤 이들에게는 조급함에서 비롯되니, 이는 벨기에인의 미덕인 인내와 반대되는 스페인인의 결함이다. 후자는 일을 끝까지 마치지만 전자는 일과 함께 자신도 끝나버린다. 그들은 장애물을 극복할 때까지 땀 흘리지만 그것을 극복하는 데 만족할 뿐, 승리를 끝까지 밀어붙일 줄 모른다. 그들은 할 수는 있지만 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을 증명하지만, 이는 언제나 그들이 할 수 없거나 안정성이 없음을 증명할 뿐이다. 그 사업이 좋은 것이라면 어째서 끝내지 않는가? 나쁜 것이라면 어째서 시작했는가? 지혜롭다면 사냥감을 쓰러뜨리라. 몰아내는 것으로 만족하지 말라.

243

지나치게 비둘기 같지 말라

뱀의 영리함과 비둘기의 순박함을 번갈아 지니라. 정직한 사람을 속이는 것보다 쉬운 일은 없다. 아무것도 속이지 않는 자는 많은 것을 믿는다. 기만을 행하지 않는 자는 큰 신뢰를 지닌다. 속는 것이 언제나 어리석음 때문은 아니니, 순전한 선함에서 비롯될 수도 있다. 자신을 해악에서 지킬 수 있는 두 부류의 사람이 있다. 자신의 대가로 그것을 겪어본 이들과, 남의 대가로 그것을 지켜본 이들이다. 신중함은 교묘함이 덫을 쓰는 만큼 의심을 써야 하며, 아무도 남이 자신에게 해를 끼칠 수 있게 할 만큼 지나치게 선해서는 안 된다. 그대 안에 비둘기와 뱀을 결합시키되, 괴물로서가 아니라 경이로서 그리하라.

244

은혜를 입었다는 느낌을 만들어내라

어떤 이들은 받은 은혜를 베푼 은혜로 바꾸어놓아, 은혜를 받으면서도 은혜를 베푸는 것처럼 보이거나 그렇게 여겨지도록 한다. 어떤 이들은 너무나 노련하여 요청함으로써 오히려 명예를 얻고, 남의 갈채로 자신의 이익을 사들인다. 그들은 남에게서 무언가를 받으면서도 오히려 남에게 봉사하는 것처럼 보이도록 일을 매우 영리하게 처리한다. 그들은 놀라운 솜씨로 은혜의 순서를 뒤바꾸거나, 적어도 누가 누구에게 은혜를 베풀었는지 모호하게 만든다. 그들은 최고의 것을 칭찬함으로써 사들이고, 자신이 표하는 즐거움으로 아첨하는 영예를 만들어낸다. 그들은 자신의 정중함으로 은혜를 베풀며, 이로써 사람들이 마땅히 자신에게 신세 져야 할 것을 오히려 자신이 신세 진 것처럼 만든다. 이런 식으로 그들은 "은혜를 베풀다"라는 동사를 수동태가 아니라 능동태로 활용하니, 이로써 그들은 문법학자보다 나은 정치가임을 증명한다. 이는 교묘한 술수이며, 그것을 알아채고 그런 어리석은 자들의 거래에 그들 자신의 동전으로 되갚아 그대의 것을 되찾는 것은 더욱 큰 재주다.

245

독창적이고 남다른 견해는

뛰어난 능력의 표징이다. 우리에게 결코 반박하지 않는 사람을 우리는 그리 높이 여기지 않는다. 그것은 그가 우리를 사랑한다는 표징이 아니라 오히려 자기 자신을 사랑한다는 표징이다. 아첨에 속아 그 대가를 치르지 말라. 오히려 그것을 단죄하라. 게다가 어떤 이들에게 비난받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겨도 좋으니, 특히 그들이 선한 이들에게 나쁘게 말해지는 자들이라면 더욱 그렇다. 반대로 우리의 일이 모두를 기쁘게 한다면 그것은 우리를 근심하게 해야 하니, 그것은 그 일이 별 값어치가 없다는 표징이기 때문이다. 완벽함은 소수를 위한 것이다.

246

요구받지 않았다면 결코 해명을 내놓지 말라

그리고 요구받았더라도 필요 이상으로 내놓는 것은 일종의 죄다. 계기가 있기도 전에 스스로를 변호하는 것은 스스로를 고발하는 것이다. 건강할 때 피를 뽑는 것은 악의에게 힌트를 주는 것이다. 뜻밖의 변명은 잠들어 있던 의심을 깨운다. 영민한 사람이 남의 의심을 알아챘다는 것을 굳이 드러낼 필요도 없으니, 그것은 모욕을 자초하는 것과 같다. 그는 자신의 처신의 강직함으로 불신을 무장 해제시키는 것이 최선이다.

247

조금 더 알고, 조금 덜 살라

어떤 이들은 그 반대를 말한다. 편안한 것이 바쁜 것보다 낫다. 참으로 우리의 것은 시간뿐이니, 다른 아무것도 갖지 못한 이도 그것만은 지니고 있다. 소중한 삶을 기계적인 일에 낭비하는 것도, 중요한 일의 과잉 속에 낭비하는 것도 똑같이 불행하다. 일거리를 쌓아두어 시기심을 사지 말라. 그렇지 않으면 삶은 복잡해지고 정신은 지친다. 어떤 이들은 지식에도 같은 원칙을 적용하려 하지만, 알지 못하면 참으로 사는 것이 아니다.

248

마지막으로 말한 이를 따르지 말라

가장 최근의 판본을 따라가는 사람들이 있어, 그로 인해 비이성적인 극단으로 치닫는다. 그들의 감정과 욕망은 밀랍과 같아, 가장 나중에 온 이가 그 위에 자신의 도장을 찍고 이전의 모든 흔적을 지워버린다. 이런 이들은 결코 아무것도 얻지 못하니, 모든 것을 곧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누구나 자신의 색으로 그들을 물들인다. 그들은 심복으로서는 아무 쓸모가 없으며, 평생 어린아이로 남는다. 이러한 감정과 의지의 불안정함으로 인해 그들은 뜻과 생각에서 절뚝거리는 불구자처럼 걸으며, 길의 이쪽에서 저쪽으로 비틀거린다.

249

끝나야 할 것으로 삶을 시작하지 말라

많은 이가 처음에 즐거움을 취하고 근심을 나중으로 미루지만, 본질적인 것이 먼저 오고 부수적인 것은 여유가 있다면 나중에 와야 한다. 어떤 이들은 싸우기도 전에 승리를 거두고자 한다. 다른 이들은 하찮은 것을 배우는 데서 시작하여 명성과 이득을 가져다줄 공부는 인생의 끝으로 미룬다. 또 다른 이는 막 재산을 이루려는 순간에 무대에서 사라진다. 방법은 지식에도 삶에도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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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권 250~300번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