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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기술》 직역판 2권 ▶  ·  «생각보다 지혜롭게» 청소년판으로

지혜의 기술 · 원문 직역

《지혜의 기술》 직역판 1권

원제: Oráculo Manual y Arte de Prudencia (1647)

영역본: Joseph Jacobs (1892) — 저자·번역자 모두 사후 100년이 지난 퍼블릭 도메인


1

모든 것은 절정에 달해 있다

특히 처세의 기술이 그러하다. 오늘날 한 사람의 현자를 만드는 데는 예전에 일곱 현인을 만드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이 필요하며, 오늘날 한 사람을 상대하는 데도 예전에 한 민족 전체를 상대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이 필요하다.

2

성품과 지성

이 둘은 우리 역량의 두 극이다. 하나만으로는 행복에 이르는 길의 절반에 지나지 않는다. 지성만으로는 충분치 않으니 성품 또한 필요하다. 반면 어리석은 자의 불행은 자신에게 맞는 지위, 일자리, 이웃, 벗의 무리를 얻는 데 실패하는 데 있다.

3

한동안 일을 미결로 남겨두라

새로움에 대한 경탄은 그대의 업적의 가치를 높인다. 패를 탁자 위에 펼쳐 보이며 노는 것은 쓸모없고 싱거운 일이다. 곧바로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면 기대를 불러일으킨다. 특히 그대의 지위가 중요하여 뭇사람의 이목을 끌 때는 더욱 그렇다. 모든 일에 약간의 신비를 섞으라. 그 신비 자체가 경외심을 불러일으킨다. 설명할 때도 지나치게 명료해서는 안 된다. 일상적인 교제에서 속마음을 다 드러내지 않듯이. 신중한 침묵은 처세술의 지성소다. 선언된 결심은 결코 높이 평가받지 못하며, 비판의 여지만 남길 뿐이다. 만약 그것이 실패라도 한다면 그대는 갑절로 불운해진다. 게다가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지켜보게 함으로써 그대는 신의 방식을 모방하는 것이다.

4

지식과 용기

위대함의 두 요소다. 이 둘은 불멸을 준다. 그들 자신이 불멸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아는 만큼만 존재하며, 지혜로운 자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지식이 없는 사람은 빛이 없는 세상과 같다. 지혜와 힘은 눈과 손이다. 용기 없는 지식은 열매를 맺지 못한다.

5

의존의 감정을 만들어내라

숭배하지 않고 장식만 하는 자는 신을 만들지 못한다. 지혜로운 자는 사람들이 자신에게 감사하기보다 자신을 필요로 하기를 바란다. 그들을 희망의 문턱에 붙들어두는 것은 지혜로운 처세요, 그들의 감사에 기대는 것은 촌스러운 일이다. 희망은 기억력이 좋고 감사는 기억력이 나쁘다. 예의보다 의존에서 얻는 것이 더 많다. 목마름을 채운 자는 우물에 등을 돌리고, 다 짜낸 오렌지는 금쟁반에서 쓰레기통으로 떨어진다. 의존이 사라지면 좋은 태도와 존경도 함께 사라진다. 경험이 주는 중요한 교훈 하나는, 희망을 완전히 채워주지 않음으로써 살아있게 하는 것이다. 왕좌에 있는 후원자에게조차 언제나 필요한 존재가 되도록. 그러나 침묵을 지나치게 밀어붙여 그르치지는 말며,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남의 결점을 고칠 수 없게 만들지도 말라.

6

최고조에 이른 사람

우리는 완전하게 태어나지 않는다. 우리는 매일 인격과 소명에서 성장하여, 마침내 완성된 존재의 정점에, 온전한 성취와 탁월함의 원만함에 이른다. 이는 취향의 순수함, 사고의 명료함, 판단의 성숙함, 의지의 확고함으로 알 수 있다. 어떤 이는 결코 완전함에 이르지 못하니 늘 무언가가 부족하고, 어떤 이는 늦게 무르익는다. 말이 지혜롭고 행동이 신중한 완성된 사람은 분별 있는 이들의 친밀한 교제에 받아들여지며, 오히려 그들이 그를 찾는다.

7

윗사람을 이기지 말라

모든 승리는 미움을 낳으니, 윗사람에 대한 승리는 어리석거나 치명적이다. 우월함은 언제나 미움을 받는다. 하물며 우월함 위의 우월함이야 말할 것도 없다. 신중함은 흔한 이점들을 가릴 수 있다. 이를테면 좋은 외모를 수수한 옷차림으로 감출 수 있듯이. 행운이나 기질에서는 그대에게 우선권을 내줄 이들도 있으나, 분별력에서는 결코 그러지 않는다. 특히 군주는 더욱 그렇다. 분별력은 군주의 특권이므로, 이를 넘본다면 대역죄나 다름없다. 그들은 군주이며, 가장 군주다운 자질에서 군주이고자 한다. 사람이 자신을 돕는 것은 허락하되 능가하는 것은 허락하지 않으며, 자신에게 건네는 조언이 찾지 못한 길잡이가 아니라 잊었던 것을 떠올리게 하는 것처럼 보이기를 바란다. 별들은 이 미묘한 처세를 다행스러운 솜씨로 우리에게 가르쳐준다. 그들은 태양의 자녀요 태양처럼 빛나지만, 결코 태양의 광채와 겨루지 않는다.

8

격정에서 자유로울 것

이는 최고 수준의 정신이 지닌 특권이다. 그 탁월함 자체가 그들을 일시적이고 저급한 충동에 휘둘리지 않게 지켜준다. 자기 자신을, 자신의 충동을 다스리는 것보다 높은 지배는 없다. 그것이 곧 자유의지의 승리다. 격정이 성품을 지배하는 동안에는 높은 자리를 넘보아서는 안 된다. 지위가 높을수록 더욱 그렇다. 이는 추문을 피하는 유일하게 세련된 길이며, 실은 좋은 평판으로 돌아가는 가장 빠른 길이기도 하다.

9

자기 민족의 결점을 피하라

물은 흐르는 지층의 좋고 나쁨을 함께 지니듯, 사람은 태어난 풍토의 특성을 함께 지닌다. 어떤 이들은 다른 이들보다 고향에 더 많은 빚을 지고 있으니, 하늘의 배치가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개화한 민족이라도 자기만의 결점이 없는 민족은 없다. 다른 민족들은 이를 자랑삼거나 경고삼아 탓한다. 자신 안에서 그러한 민족적 결점을 바로잡거나 심지어 감추는 것은 영리함의 승리다. 동족 가운데 유일하게 다르다는 것으로 큰 신망을 얻으니, 기대하지 않았던 만큼 더욱 존중받는다. 가문의 결점, 지위나 직업, 나이의 결점도 있다. 이 모든 것이 한 사람에게 겹쳐 신중히 경계하지 않으면 참을 수 없는 괴물이 되고 만다.

10

행운과 명성

하나는 변덕스럽고 다른 하나는 오래간다. 하나는 생전의 것이고 다른 하나는 사후의 것이며, 하나는 질투에 맞서고 다른 하나는 망각에 맞선다. 행운은 바라는 것이며 때로 도움을 받지만, 명성은 얻어내는 것이다. 명성에 대한 갈망은 사람의 가장 좋은 부분에서 나온다. 그것은 예나 지금이나 거인들의 자매였으니, 언제나 극단으로 치닫는다—끔찍한 괴물이거나 눈부신 경이이거나.

11

그대를 가르칠 수 있는 이들과 사귀라

우정 어린 교류를 배움의 학교로 삼고, 대화를 통해 교양을 익히라. 이로써 그대는 벗을 스승으로 삼고, 대화의 즐거움에 배움의 유익을 섞는다. 분별 있는 사람은 이렇게 이중의 기쁨을 누린다—말한 것으로는 찬사를 얻고 들은 것으로는 배움을 얻는다. 우리는 언제나 자신의 이익 때문에 남에게 이끌리지만, 이 경우는 더 높은 종류의 이익이다. 지혜로운 이들이 대귀족의 저택을 드나드는 것은 그곳이 허영의 신전이어서가 아니라 좋은 교양의 극장이기 때문이다. 세상의 지혜로 명망을 얻는 신사들이 있으니, 이는 그들 자신이 몸소 고귀함의 신탁일 뿐 아니라 그들을 둘러싼 이들이 최고이자 가장 고귀한 종류의 세속적 지혜를 갖춘 교양 있는 아카데미를 이루기 때문이다.

12

천성과 기예

재료와 솜씨다. 다듬지 않은 아름다움은 없으며, 기교의 뒷받침 없이는 어떤 탁월함도 야만스러워지고 만다. 기예는 악을 고치고 선을 향상시킨다. 자연은 좀처럼 우리에게 최상의 것을 그대로 주지 않으니, 그것을 위해서는 기예에 의지해야 한다. 기예 없이는 최상의 타고난 자질도 다듬어지지 않으며, 훈련이 없다면 어떤 탁월함도 절반은 부족한 채로 남는다. 인위적 훈련 없이는 누구나 다듬어지지 않은 무언가를 지니며, 어떤 탁월함이든 얼마간의 다듬음을 필요로 한다.

13

때로는 재고 후에, 때로는 첫 충동에 따라 행동하라

인간의 삶은 인간의 악의에 맞선 전쟁이다. 사려 깊음은 전략적으로 의도를 바꾸며 싸운다. 그것은 결코 위협한 대로 행하지 않으며, 오직 눈에 띄지 않는 것을 목표로 한다. 능란하게 허공을 겨누고 뜻밖의 방향에서 정곡을 찌르며, 언제나 자신의 수를 감추려 애쓴다. 상대의 주의를 끌기 위해 어떤 의도를 드러내 보이지만, 이내 돌아서서 뜻밖의 수로 이긴다. 그러나 꿰뚫어 보는 지성은 이를 경계함으로써 미리 알아차리고 매복해 기다린다. 그것은 언제나 상대가 자신에게 이해시키고자 하는 것의 반대를 이해하며, 온갖 속임수의 낌새를 알아챈다. 첫 충동을 흘려보내고 두 번째, 심지어 세 번째를 기다린다. 사려 깊음은 자신의 술수가 간파되었음을 알면 더 높은 비상으로 나아가, 진실 그 자체로 속이려 하고, 속임수를 바꾸기 위해 수를 바꾸며, 속이지 않음으로써 속이고, 가장 큰 솔직함 위에 기만을 세운다. 그러나 맞서는 지성은 더욱 경계를 높여, 빛 속에 감춰진 어둠을 발견하고 모든 수를, 단순할수록 더 교묘한 수를 읽어낸다. 이렇게 하여 비단뱀의 간계가 아폴론의 멀리 쏘는 빛살에 맞선다.

14

본질과 그것을 행하는 방식

스콜라 철학자들의 말대로 "실체"만으로는 부족하며 "우연"도 필요하다. 나쁜 태도는 모든 것을, 심지어 이성과 정의마저 망친다. 좋은 태도는 모든 것을 채우고, "아니오"에도 금박을 입히며, 진실을 달콤하게 하고, 늙음에도 아름다움을 더한다. 방식이 일의 큰 몫을 차지하니, 좋은 태도는 사람의 마음속으로 스며든다. 훌륭한 처신은 삶의 기쁨이며, 유쾌한 표정은 놀라운 방식으로 어려움을 헤쳐나가게 돕는다.

15

섬기는 정신들을 곁에 두라

지력의 투사들로 자신을 둘러싸는 것은 권세 있는 자의 특권이다. 이들은 무지에 대한 온갖 두려움에서 그들을 벗어나게 하고, 모든 난제의 까다로운 지점을 대신 풀어준다. 지혜로운 이들을 부리는 것은 드문 위대함이며, 포로가 된 군주들을 하인 삼기를 좋아했던 티그라네스의 야만적 취향을 훨씬 능가한다. 본성상 우리의 주인인 자들을 솜씨로써 하인 삼는 것은 새로운 종류의 우월함이며, 삶이 줄 수 있는 최선이다. 아는 것은 위대한 일이요 사는 것은 하찮은 일이니, 지식 없이는 참된 삶이 없다. 공부 없이 공부하는 것, 많은 이를 통해 많은 것을 얻는 것, 그들 모두를 통해 지혜로워지는 것에는 놀라운 영리함이 있다. 그 후 그대는 회의실에서 많은 이를 대신해 말하며, 미리 자문을 구한 만큼의 현자들이 그대의 입을 통해 말하게 된다. 이로써 그대는 남들의 수고를 빌려 신탁의 명성을 얻는다. 이러한 섬기는 정신들은 최고의 책들을 정제해 지혜의 정수를 대접한다. 그러나 현자를 하인으로 둘 수 없는 자라면 벗으로라도 두어야 한다.

16

지식과 선한 뜻

이 둘이 함께해야 성공이 지속된다. 사악한 의지와 결합한 뛰어난 지성은 언제나 부자연스러운 괴물이었다. 사악한 의지는 모든 탁월함을 독으로 물들이며, 지식의 도움을 받으면 더 교묘하게 파멸을 부를 뿐이다. 파멸로만 끝나는 우월함은 비참한 것이다. 분별없는 지식은 갑절의 어리석음이다.

17

행동 방식을 다양하게 하라

언제나 같은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 특히 경쟁자가 있을 때는 주의를 흩뜨려야 한다. 언제나 첫 충동대로 해서도 안 된다. 그들은 곧 그 한결같음을 알아채고 미리 대비하여 그대의 계획을 좌절시킬 것이다. 곧게 나는 새는 쏘아 맞히기 쉽지만, 이리저리 방향을 바꾸는 새는 그렇지 않다. 그렇다고 언제나 재고 후에 행동해서도 안 된다. 두 번째에는 그 패턴을 간파당하기 때문이다. 적은 지켜보고 있으니, 그를 따돌리는 데는 큰 솜씨가 필요하다. 노름꾼은 상대가 예상하는 패를, 더구나 상대가 원하는 패를 결코 내지 않는다.

18

노력과 재능

이 둘 없이는 탁월함에 이를 수 없으며, 둘이 합쳐질 때 가장 큰 탁월함이 있다. 평범함도 노력이 있으면 재능만 있고 노력이 없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얻는다. 노력은 명성을 위해 치르는 대가이니, 값싸게 얻은 것은 값어치도 적다. 가장 높은 지위에서조차 부족한 것은 대개 재능이 아니라 노력이다. 큰일에서 어중간한 성공에 만족하기보다 낮은 자리에서 탁월함을 택하는 것은 너그러운 정신의 변명이 되지만, 최고의 자리에서 빛날 수 있음에도 초라한 평범함에 만족하는 것은 그렇지 않다. 이렇듯 천성과 기예 둘 다 필요하며, 노력이 그 위에 도장을 찍는다.

19

시작할 때 지나친 기대를 불러일으키지 말라

모든 명사들의 흔한 불운은 이후에 미리 형성된 기대를 채우지 못하는 것이다. 실제는 상상을 결코 따라잡을 수 없으니, 이상을 그리기는 쉬워도 그것을 실현하기는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상상은 희망과 짝지어 사물 자체보다 훨씬 큰 것을 낳는다. 탁월함이 아무리 크다 해도 지나친 기대를 채우기에는 부족하며, 사람들은 과도한 기대에 실망함으로써 감탄하기보다 환멸을 느끼기 쉽다. 희망은 진실을 크게 왜곡하는 것이니, 결실이 욕망을 넘어서게 함으로써 솜씨로 이를 막아야 한다. 초반의 몇 가지 만족스러운 시도만으로도 최종 목표를 담보하지 않으면서 호기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현실이 계획을 뛰어넘고 생각했던 것보다 나은 편이 낫다. 이 규칙은 악한 자들에게는 적용되지 않으니, 그들에게는 오히려 과장이 큰 도움이 된다. 그들은 뭇사람의 갈채 속에서 몰락하며, 처음에는 극단적 파멸로 보였던 것이 제법 견딜 만한 것으로 여겨지게 된다.

20

시대의 사람

가장 드문 인물들도 자신의 시대에 좌우된다. 누구나 자신에게 걸맞은 시대를 만나는 것은 아니며, 설령 만난다 해도 늘 그것을 활용할 줄 아는 것도 아니다. 어떤 이들은 더 나은 세기에 어울렸을 것이니, 모든 종류의 선함이 언제나 승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모든 것에는 때가 있으며, 탁월함마저 유행을 탄다. 현자에게는 한 가지 이점이 있으니, 그는 불멸이라는 것이다. 이 세기가 그의 것이 아니라면 다른 많은 세기가 그의 것이 될 것이다.

21

운 좋은 사람이 되는 기술

운에도 규칙이 있으니, 지혜로운 자에게 모든 것이 우연은 아니다. 신중함으로 운을 도울 수 있다. 어떤 이들은 그저 자신 있게 행운의 문 앞에 서서 그것이 열리기를 기다리는 것으로 만족한다. 다른 이들은 더 잘 처신하여 앞으로 나아가고 영리한 대담함으로 이익을 얻어, 자신의 덕과 용기의 날개를 타고 여신에게 다가가 그 호의를 얻는다. 그러나 참된 철학에서는 덕과 통찰 외에 다른 심판관은 없다. 지혜와 그 반대 외에는 행운도 불운도 없기 때문이다.

22

요령 있는 지식인

지혜로운 이는 취향 있고 세련된 학식으로 무장한다. 흔한 종류가 아니라 전문가에 가까운, 세상 돌아가는 일에 대한 실질적 지식이다. 그들은 지혜롭고 재치 있는 격언들과 고귀한 행적들을 풍부히 갖추고, 이를 적절한 때에 활용할 줄 안다. 진지한 가르침보다 농담 하나가 더 많은 것을 가르치는 경우가 흔하다. 딱 맞는 지식은 아무리 자유로운 학예 일곱 가지보다도 어떤 이들에게 더 도움이 된다.

23

흠 없는 사람이 되라

완전함의 필수 조건이다. 육체적이든 도덕적이든 어떤 약점도 없이 사는 이는 드물다. 쉽게 고칠 수 있음에도 그들은 그것을 애지중지한다. 다른 이들의 예리함은 고매한 자질들의 전체 집합에 사소한 결함 하나가 달라붙어 있는 것을 안타까워하곤 하지만, 작은 구름 하나가 태양 전체를 가릴 수도 있는 법이다. 우리의 평판에도 그런 흠집들이 있어, 악의는 이를 곧잘 찾아내어 끊임없이 지적한다. 최고의 기술은 그것을 장식으로 바꾸는 것이다. 카이사르는 그렇게 월계관으로 자신의 타고난 결함을 감추었다.

24

상상력을 다스리라

때로는 바로잡고 때로는 도와가며. 상상력은 우리의 행복에 지극히 중요하며, 심지어 이성을 바로잡기도 한다. 그것은 폭군이 될 수 있어, 그저 지켜보는 데 그치지 않고 삶에 영향을 주고 종종 지배하기까지 하여, 그것이 이끄는 어리석음에 따라 삶을 행복하게도 짐스럽게도 만든다. 그것은 우리를 자신에게 만족하게도 불만족하게도 만들기 때문이다. 어떤 이들 앞에서는 끊임없이 행위의 대가를 들이대며 그 어리석은 이들에게 굴욕의 채찍이 된다. 다른 이들에게는 행복과 모험을 약속하며 축복 어린 미혹으로 이끈다. 가장 신중한 자제력이 그것을 억누르지 않는 한, 상상력은 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25

힌트를 알아채는 법을 알라

한때는 말하는 재주가 최고의 기예였으나, 이제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우리는 특히 스스로의 미혹을 깨우치는 데 있어 힌트를 알아챌 줄 알아야 한다. 스스로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자는 남을 이해시킬 수 없다. 그러나 반면에 마음을 꿰뚫어 본다고 자처하는 자들, 속내를 알아맞히는 스라소니 같은 자들도 있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진실조차 절반만 말해질 수 있을 뿐이나, 주의를 기울이면 온전한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 유리한 이야기를 들을 때는 그대의 믿음을 단단히 죄고, 불리한 이야기를 들을 때는 박차를 가하라.

26

각 사람의 급소를 찾아내라

이는 남의 의지를 움직이는 기술이다. 결단력보다 더 많은 솜씨가 필요하다. 누구든 어디를 건드려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모든 의욕에는 취향에 따라 달라지는 특별한 동기가 있다. 사람은 모두 우상숭배자이니, 어떤 이는 명성을, 어떤 이는 사리사욕을, 대부분은 쾌락을 숭배한다. 요령은 이러한 우상들을 알아내어 그것을 이용하는 데 있다. 어떤 사람의 태엽 같은 동기를 알면 그의 의지의 열쇠를 쥔 것이나 다름없다. 근본 동기에 의지하라. 그것은 언제나 그의 본성 중 가장 높은 부분이 아니라 대개는 가장 낮은 부분이다. 잘 정돈된 성향보다 잘못 정돈된 성향이 더 많기 때문이다. 먼저 사람의 지배적 정념을 짐작하고, 한마디로 그것에 호소하며, 유혹으로 그것을 움직이라. 그러면 그대는 틀림없이 그의 자유의지에 외통수를 둘 것이다.

27

넓이보다 깊이를 귀히 여기라

탁월함은 양이 아니라 질에 있다. 최상의 것은 언제나 드물고 적으며, 많음은 오히려 가치를 낮춘다. 사람들 가운데서도 거인은 흔히 진짜 난쟁이다. 어떤 이들은 두께로 책을 평가하니, 마치 그 책이 두뇌보다 근육을 시험하려고 쓰인 것처럼 여긴다. 넓이만으로는 결코 평범함을 넘어서지 못한다. 모든 곳에서 편안하고자 애쓰다가 결국 어디에서도 그러지 못하는 것이 만능 천재들의 불행이다. 깊이는 탁월함을 낳고, 숭고한 일에서는 영웅적 경지에 이르게 한다.

28

어떤 것에서도 속되지 말라

첫째, 취향에서 그러하라. 오, 위대하고 지혜로운 이여, 그대의 행위가 뭇사람을 기쁘게 할 때 불편함을 느끼기를! 대중의 갈채가 지나치면 결코 분별 있는 이를 만족시키지 못한다. 인기의 카멜레온과 같은 자들이 있어, 아폴론의 달콤한 향기가 아니라 뭇사람의 숨결에서 즐거움을 찾는다. 둘째, 지성에서 그러하라. 뭇사람의 경탄에서 기쁨을 얻지 말라. 무지는 결코 경탄 이상으로 나아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속된 어리석음이 경탄하는 동안, 지혜는 그 속임수를 지켜본다.

29

강직한 사람

그는 옳음의 편에 매우 집요하게 매달려 있어, 뭇사람의 격정도 폭군의 폭력도 그를 옳음의 경계 밖으로 넘어가게 하지 못한다. 그러나 누가 그런 정의의 불사조가 될 수 있을까? 강직함을 따르는 이는 얼마나 적은가! 많은 이들이 그것을 칭송하지만—그것은 남들에게나 해당되는 일이다. 어떤 이들은 위험이 닥칠 때까지는 그것을 따르다가, 이내 거짓된 자는 그것을 부인하고 노회한 자는 그것을 숨긴다. 강직함은 우정과, 권력과, 심지어 자기 이익과 맞서는 것도 개의치 않으니, 바로 거기서 버림받을 위험이 생긴다. 그러면 약삭빠른 이들은 그럴듯한 구별을 만들어내어 윗사람이나 국가의 이유에 걸림돌이 되지 않으려 한다. 그러나 올곧고 한결같은 이들은 위장을 일종의 배반으로 여기며, 영리함보다 집요함을 더 중히 여긴다. 이런 이들은 언제나 진실의 편에 서 있으며, 만약 어느 편을 떠난다면 변덕 때문이 아니라 그 편이 먼저 진실을 저버렸기 때문이다.

30

평판이 나쁜 일에 관여하지 말라

평판보다 악명을 더 많이 가져다주는 유행에는 더더욱 관여하지 말라. 기이한 유파들이 많으니, 신중한 사람은 그 모두에서 도망쳐야 한다. 지혜로운 이들이 배격하는 모든 것을 마음에 품는 기이한 취향들이 있으니, 그들은 특이함을 사랑하며 살아간다. 이는 그들을 유명하게 만들 수도 있으나, 명망의 대상이라기보다 조롱의 대상으로서 그러하다. 신중한 사람은 자신의 지혜를 내세우지도 않지만, 하물며 그 추종자들을 우스꽝스럽게 만드는 일들은 더욱 그러하다. 이런 것들을 굳이 열거할 필요는 없으니, 세상의 흔한 경멸이 이미 충분히 그것들을 가려냈기 때문이다.

31

운 좋은 이를 택하고 운 나쁜 이를 피하라

불운은 대개 어리석음의 대가이며, 그것을 나누어 가진 이들에게 이보다 더 전염성 강한 병은 없다. 작은 악에게 결코 문을 열어주지 말라. 다른 더 큰 악들이 어김없이 그 뒤를 따라 슬며시 들어오기 때문이다. 카드놀이에서 가장 큰 기술은 언제 버릴지를 아는 것이다. 지금 판에서 가장 낮은 으뜸패도 지난 판의 최고 으뜸패보다 값어치가 있다. 의심스러울 때는 지혜롭고 신중한 이들의 패를 따르라. 조만간 그들은 승부를 이길 것이다.

32

은혜로운 이라는 평판을 지녀라

높고 강한 자들의 가장 큰 영광은 은혜로움에 있으니, 이는 뭇사람의 호의를 얻는 왕의 특권이다. 그것이 지도적 지위가 지닌 큰 이점이다—남들보다 더 많은 선을 행할 수 있다는 것. 친절한 행동을 하는 이들이 벗을 얻는다. 반면 은혜롭지 않기를 스스로 택하는 이들도 있으니, 그것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나쁜 성정 때문이다. 그들은 모든 면에서 신의 은총과 정반대다.

33

물러날 줄 알라

거절할 줄 아는 것이 인생의 큰 교훈이라면, 일과 사람 모두에 있어 자기 자신을 거절할 줄 아는 것은 더 큰 교훈이다. 소중한 시간을 갉아먹는 부수적인 일들이 있다. 그대와 상관없는 일에 매인다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더 나쁘다. 신중한 사람은 남의 일에 간섭하지 않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남이 자신의 일에 간섭하지 않도록 살펴야 한다. 모두에게 속하느라 자기 자신에게는 전혀 속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은 없다. 벗들에게도 마찬가지로, 그들의 호의를 남용하거나 그들 스스로 내어줄 것 이상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 모든 지나침은 결함이지만, 특히 사람과의 교제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이 점에서의 현명한 절제는 모두의 호의와 존경을 가장 잘 지켜주니, 이로써 예의라는 소중한 자산이 조금씩 닳아 없어지지 않는다. 이렇게 하여 그대는 최고를 택할 자유를 지닌 재능을 보존하며, 좋은 취향의 불문율을 결코 어기지 않는다.

34

그대의 가장 강한 점을 알라

가장 뛰어난 재능을. 그것을 계발하면 나머지도 함께 도울 것이다. 누구나 자신의 강점을 알았더라면 무언가에서 뛰어났을 것이다. 어떤 자질에서 그대가 남보다 뛰어난지 알아채고 그것을 맡으라. 어떤 이는 판단력이, 어떤 이는 용기가 뛰어나다. 대부분은 자신의 타고난 소질에 폭력을 가하여, 결국 어디에서도 우월함을 얻지 못한다. 시간은 처음에 우리의 격정을 부추겼던 것에 대해 너무 늦게야 우리의 눈을 뜨게 한다.

35

곰곰이 생각하라, 가장 중요한 것일수록 더욱

모든 어리석은 자들은 생각의 부족으로 낭패를 본다. 그들은 사물의 절반조차 보지 못하며, 자신의 손익조차 살피지 않으니 하물며 거기에 부지런함을 기울이는 일은 더욱 없다. 어떤 이들은 하찮은 일을 중히 여기고 중요한 일을 하찮게 여기니, 언제나 잘못된 저울에 달아본다. 많은 이들이 상식을 잃지 않는데, 그것은 애초에 잃을 상식이 없기 때문이다. 마음의 가장 깊은 곳에서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일들이 있다. 지혜로운 자는 모든 것을 생각하되 차이를 두어, 어떤 깊은 어려움이 있는 곳에서 가장 깊이 생각하며,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그 안에 더 많은 것이 있으리라고 여긴다. 이렇게 그의 이해력은 그의 통찰이 미치는 만큼 넓어진다.

36

행하거나 삼갈 때 그대의 운을 헤아리라

이는 그대의 기질을 살피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마흔에 히포크라테스에게 건강을 구하러 가는 자가 어리석다면, 그 나이에 처음으로 세네카에게 지혜를 구하러 가는 자는 더욱 어리석다. 운을 기다리면서도 그것을 이끌 줄 아는 것은 큰 솜씨다. 운에는 주기가 있고 기회를 제공하니, 비록 그 걸음이 불규칙하여 그 행로를 계산할 수는 없어도, 적절한 순간에 쓰기 위해 기다림으로써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운이 호의적임을 알거든 대담하게 나아가라. 운은 대담한 자를 좋아하며, 여성인지라 젊은이도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운이 나쁘거든 물러나 있어, 그대의 불운한 별의 영향을 갑절로 만들지 않도록 하라.

37

촌철살인의 말을 갖추고 쓸 줄 알라

이는 인간관계에서 가장 큰 재치를 요하는 지점이다. 이러한 촌철살인은 흔히 사람의 기분을 떠보기 위해 던져지며, 이로써 마음을 재는 가장 미묘하고 예리한 시금석을 얻는다. 반면 악의적이고 무례하며 질투로 물들거나 격정으로 독이 오른, 예기치 못한 섬광 같은 말들도 있으니, 이는 단번에 모든 호의와 존경을 무너뜨린다. 이런 종류의 사소한 한마디에 맞아 윗사람이나 아랫사람과의 가장 가까운 친분마저 무너지는 이가 많으니, 이는 뭇사람의 험담이나 은밀한 악의가 통째로 뭉쳐도 조금도 흔들지 못했던 것이다. 반면 어떤 촌철살인은 우호적으로 작용하여 명성을 굳히고 도와주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이 던져지는 솜씨가 클수록, 그것을 받아들이는 데는 더 큰 신중함이, 그것을 미리 내다보는 데는 더 큰 예지가 필요하다. 악을 아는 것 자체가 방어의 수단이 되며, 미리 예견된 화살은 언제나 빗나가기 때문이다.

38

이기고 있을 때 운에서 물러나라

최고의 노름꾼들은 모두 그렇게 한다. 멋진 퇴각은 용감한 공격만큼이나 훌륭하다. 충분할 때, 아니 많을 때라도 그대의 성과를 거두어들이라. 오래 지속되는 행운은 언제나 의심스러웠으니, 끊어진 것이 더 안전해 보이고 씁쓸한 뒷맛이 조금 섞여 오히려 더 달게 느껴진다. 행운의 더미가 높을수록 미끄러질 위험도 크며, 그러면 모든 것이 무너진다. 운명은 때로 자신의 호의가 강렬한 만큼 그 지속을 짧게 함으로써 대가를 치르게 한다. 운명은 누군가를 오래 어깨에 메고 다니는 데 곧 지치기 마련이다.

39

무르익었을 때를 알아채고 그때 누리라

자연의 모든 산물은 어느 성숙의 지점에 이른다. 그때까지는 나아지고 그 후에는 쇠퇴한다. 더 이상 나아질 수 없는 지점에 이르는 예술 작품은 드물다. 모든 것을 가장 무르익었을 때 누리는 것은 좋은 취향의 특별한 특권이다. 모두가 이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할 수 있는 이들 모두가 이를 아는 것도 아니다. 지성의 열매에도 무르익는 지점이 있으니, 이를 아는 것은 그 실용적 가치와 교환 가치 모두를 위해 중요하다.

40

사람들의 호의

뭇사람의 감탄을 얻는 것은 큰 일이며, 뭇사람의 사랑을 얻는 것은 더 큰 일이다. 어느 정도는 타고난 성향에 달려 있지만, 더 많은 것은 실천에 달려 있다. 전자가 토대를 놓으면 후자가 그 위에 세운다. 뛰어난 자질만으로는 충분치 않으니, 그것은 전제될 뿐이다. 좋은 평판을 얻으면 호의를 얻기는 쉽다. 그 외에도 호의적인 감정을 낳으려면 호의적인 행동이 필요하다. 양손으로 선을 행하고, 좋은 말과 더 좋은 행동으로, 사랑받기 위해 사랑함으로써. 예의는 위대한 인물들의 정치적 마법이다. 먼저 행동에, 그다음 펜에 손을 대라. 말은 칼을 뒤따르기 때문이다. 문필가들 사이에서도 얻어야 할 호의가 있으니, 그것은 영원하기 때문이다.

41

결코 과장하지 말라

최상급으로 말하지 않는 것은 중요한 유의사항이다. 이는 진실을 거스르지 않기 위함이자 자신의 이해력에 대해 하찮은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함이다. 과장은 판단력의 낭비이며, 이는 자신의 지식이나 취향의 편협함을 드러낸다. 칭찬은 생생한 호기심을 일으키고 욕망을 낳으나, 흔히 그러하듯 나중에 그 값어치가 값에 걸맞지 않으면 기대는 그 기만에 반발하여 그 대상과 추천한 사람을 과소평가함으로써 복수한다. 신중한 사람은 더 조심스럽게 움직이며, 넘치기보다 모자라게 말하는 쪽을 택한다. 비범한 것은 드물기 때문에, 평범한 것은 절도 있게 평가하라. 과장은 거짓의 한 가지이니, 그로 인해 그대는 좋은 취향이라는 큰 신용과 좋은 분별이라는 더 큰 신용을 잃는다.

42

명령하도록 태어난 사람

교묘한 술수로 출세하지 않고 타고난 통치의 힘으로 출세하는 것은 우월함의 은밀한 힘이다. 모두가 이유도 모른 채 그것에 복종하니, 이는 타고난 권위의 은밀한 힘을 알아보기 때문이다. 그런 위엄 있는 정신들은 공덕으로 왕이 되고 타고난 특권으로 사자가 된다. 그들이 불러일으키는 존경으로 그들은 나머지 사람들의 마음과 정신을 사로잡는다. 다른 자질들이 허락한다면, 그런 사람들은 국가의 원동력이 되도록 태어난 것이다. 그들은 몸짓 하나로 남들이 긴 웅변으로 이루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이룬다.

43

소수와 함께 생각하고 다수와 함께 말하라

물살을 거슬러 헤엄쳐서는 오류를 없애기 어렵고 위험에 빠지기는 쉬우니, 오직 소크라테스만이 그것을 감행할 수 있었다. 남들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 것은 모욕으로 여겨지니, 그것이 그들에 대한 단죄이기 때문이다. 비난받는 대상과 그것을 칭찬한 사람 때문에 혐오는 갑절이 된다. 진실은 소수를 위한 것이며 오류는 흔하고 저속하다. 지혜로운 자는 지붕 위에서 하는 말로 알려지지 않으니, 그곳에서는 자신의 목소리가 아니라 속내가 아무리 반대할지라도 흔한 어리석음의 목소리로 말하기 때문이다. 신중한 이들은 반박당하는 것을 반박하는 것만큼이나 피하며, 비록 비판을 준비해두고 있어도 그것을 드러낼 준비는 되어 있지 않다. 생각은 자유로우며, 그것에 강제를 쓸 수도 써서도 안 된다. 그러므로 지혜로운 자는 침묵 속으로 물러나며, 만약 그로부터 벗어난다면 그늘 속에서, 소수의 적합한 이들 앞에서만 그리한다.

44

위대한 정신과의 공감

영웅들과 뜻을 함께하는 것은 영웅적인 자질이다. 그것은 신비로움과 유익함에서 자연의 기적과도 같다. 마음과 정신 사이에는 타고난 친연성이 있으며, 그 결과가 얼마나 큰지 속된 무지는 마법의 냄새를 맡을 정도다. 존경이 세워지면 호의가 뒤따르고, 이는 때로 애정에까지 이른다. 그것은 말없이 설득하고 얻어냄 없이 얻는다. 이 공감은 때로 능동적이고 때로 수동적이나, 둘 다 똑같이 행복을 주며, 숭고할수록 더욱 그러하다. 이 재능을 알아보고 구별하고 활용하는 것은 큰 기예다. 어떤 노력의 양도 자연의 그 호의 없이는 충분치 않다.

45

꾀를 쓰되 남용하지 말라

그것을 즐거워해서도, 하물며 자랑해서도 안 된다. 인위적인 모든 것은 감추어야 하며, 특히 미움받는 꾀는 더욱 그러하다. 속임수는 흔히 쓰이므로 우리의 경계는 갑절이 되어야 하나, 그것이 드러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드러나면 불신을 불러일으키고 많은 성가심을 자아내며 복수심을 일깨워 상상 이상의 해악을 낳기 때문이다. 신중하게 일을 진행하는 것은 행동에 큰 이점이 있으며, 이보다 더 큰 지혜의 증거는 없다. 어떤 일에서든 가장 큰 솜씨는 그것을 실행하는 확실한 능숙함에 있다.

46

그대의 반감을 다스리라

우리는 흔히 어떤 사람에 대해 아무것도 알기 전부터 스스로에게 혐오감을 허용한다. 때로 이 타고난, 그러나 저속한 반감은 뛰어난 인물들에게마저 들러붙는다. 좋은 분별력은 이 감정을 다스린다. 우리보다 나은 이들을 싫어하는 것보다 더 불명예스러운 일은 없기 때문이다. 위대한 이들과의 공감이 우리를 고귀하게 만들듯, 그들에 대한 반감은 우리를 저열하게 만든다.

47

"명예의 다툼"을 피하라

이는 신중함의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다. 큰 역량을 지닌 사람들에게는 양극단이 멀리 떨어져 있어 그 사이에 긴 거리가 있으며, 그들은 언제나 신중함의 한가운데에 머물러, 그것을 뚫고 나가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그런 다툼을 피하는 것이 거기서 잘 벗어나는 것보다 쉽다. 그것은 우리의 판단력을 시험하니, 그것을 이기는 것보다 피하는 편이 낫다. 명예의 다툼 하나는 다른 다툼으로 이어지고, 급기야 불명예의 다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천성이나 민족성 때문에 그런 의무에 쉽게 뛰어드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이성의 빛을 따라 걷는 이에게 이런 문제는 오랜 숙고를 필요로 한다. 그 일을 떠맡지 않는 데는 그것을 이기는 데보다 더 큰 용기가 필요하다. 그 자리에 나설 어리석은 자가 이미 하나 있다면, 두 번째가 되는 것은 사양해도 좋다.

48

알찬 사람이 되라

사람에 따라 얼마나 많은 것이 좌우되는가. 내면은 적어도 외면만큼은 되어야 한다. 겉모습만 있는 사람들도 있으니, 마치 재력이 부족하여 저택의 현관만 세우고 정작 방은 오두막인 집과 같다. 그런 사람들을 파고들어봐야 소용없다. 비록 그들이 그대를 지루하게 만들지라도, 첫인사가 끝나면 대화는 시들해지기 때문이다. 그들은 처음의 인사치레에서는 시칠리아산 명마처럼 활보하지만, 이내 침묵이 뒤따른다. 생각의 샘이 없는 곳에서 말의 흐름은 곧 마르기 때문이다. 표면만 보는 이들은 그들에게 속을 수 있으나, 그들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그 안에서 경멸할 재료 외에는 아무것도 찾지 못하는 신중한 이들은 그렇지 않다.

49

관찰과 판단

이런 규칙을 지닌 사람은 사물을 다스리지, 사물이 그를 다스리지 않는다. 그는 즉시 가장 깊은 심연을 헤아리며, 관상만으로 골상을 읽는 자와 같다. 어떤 사람을 보면 그를 이해하고 그 가장 깊은 본성을 판단한다. 몇 가지 관찰만으로 그 본성의 가장 은밀한 구석까지 해독해낸다. 예리한 관찰, 섬세한 통찰, 신중한 추론으로 그는 모든 것을 발견하고 알아채고 파악하고 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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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 50~99번에서 계속됩니다.)